칼국수 칼국수/정종배 할머니가 초가집 가마솥에 빚어낸 칼국수는 할머니 손맛을 어머니가 기와집 양은솥에 빚어낸 칼국수는 어머니 손맛을 마눌님이 아파트 얍력솥에 빚어낸 칼국수는 마눌님 손맛을 손자와 아들과 지아비로 후후 불며 후루룩 건져올린 한여름밤 입맛은 한결같다 정종배 시 2018.09.06
혁신고 전성시대 혁신고 전성시대/정종배 36년 교직 생활 오늘은 걷잡을 수 없이 당혹스럽다 출석부 정리를 쉽게 끝낼 수 없다 2019학년도 대입 수시 생기부 기준 일이 8월 31일 그 이후엔 출결이 자유롭다 잘못된 정보로 널널한 고3 생활 종은 이미 울린지 오래다 누구의 지시가 아니라 서로들 마음이 통해.. 정종배 시 2018.09.03
숲 숲/정종배 오늘도 숲길을 걷는다 몸 안에 들어와 더럽히는 것은 없다 내 몸에서 나오는 것이 오히려 숲길을 더럽힌다 어느 것 하나 뽑아 버릴 것이 없다 가까운 사람도 그렇다 입은 닫고 귀를 열어 경청하라 사랑의 숲길이 열린다 정종배 시 2018.09.03
절대자 핸드폰 절대자 핸드폰 자카르타 아시안 게임 폐막식 한국의 아이돌그룹 아이콘 행사 진행 아나운서 안내 방송 무대 등장 전부터 일제히 핸드폰을 두 손으로 잡고서 머리 위로 올리고 사랑을 했다 노래와 춤을 동영상에 담으며 입으로 노래한다 사이비 종교 교주인가 무서운 경건한 종교 .. 정종배 시 2018.09.02
신종 벌레 신종 벌레/정종배 이 우주 가장 사나운 짐승이 그보다 더 무자비한 자동차 기름과 전기까지 드시는 신종 벌레를 만들어 즐기는 속도감에 목숨을 재촉하고 기다랗게 끝없이 이어가 무덤 없는 납골당 슬픔이 난개발로 졸속경쟁을 자랑한다 정종배 시 2018.09.02
연꽃과 매미소리 연꽃과 매미소리 이른 아침 연꽃 벌어지는 소리에 놀냈다 날개를 펴 날으는 꿀벌들 한여름 더위를 즐기는 자연산 에어컨인 매미소리 에어컨 고장나 불러도 대기세대 밀렸다 안전하게 계시란다 정종배 시 2018.09.02
늦더위 늦더워/정종배 열대현상 급변했다 가을 장마 망충망을 뚫고 오는 빗소리 온몸이 시원해 홑이불을 애인인듯 뜨겁게 끌어안다 혼자 잠을 자고 일어나 아침밥 차리는 마눌님께 고백하니 주걱 세례 디지뻘했다 상사화 꽃향기 끝물이다 잎들이 솟아나려 아우성 소리가 푸르다 철부지.. 정종배 시 2018.09.02
국치일 국치일/정종배 나라의 치욕은 배를 채워 죄 입을 닫아 거는 일이다 남몰래 뒤로 먹고 입 닫아도 되지 않을 일인데 만천하에 자랑스레 처먹은 큰입을 닫아건다 민초들의 더럽지만 부러운 대상이다 자자손손 입이 커져 양심 곳간 출입문 자물통이 커다랗다 으시댄다 말끝마다 뻔뻔.. 정종배 시 2018.09.02
가을하늘 가을하늘/정종배 가 없는 푸른 하늘 구름은 리아시스식 섬들을 쉼없이 만들었다 지웠다 굴곡의 매력에 정들었다 구름은 바람에 얽매이지 않는다 마음이 꽉막혀 답답하면 하늘의 구름을 찾는다 한순간도 멈추지 않는다 정을 주고 살아보면 구름섬은 지겹지 않아서 하늘을 쳐다보.. 정종배 시 2018.09.02
달개비 부르기 달개비 부르기/정종배 달달 달개비 닭닭 닭개비 달님에는 달개비꽃 닭볏에는 닭의장풀 마디마디 죽절채 오오리발 압각초 푸른꽃잎 벽선화 푸른꽃잎 남화초 꽃피는 대나무 수반에 꽂아 벽죽초 발발 닭의발씻개 꼬꼬 닭의꼬꼬 순간의 줄거움 닭의밑씻개 아침에 피고 저녁에 지는 데이 플.. 정종배 시 2018.09.0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