호박꽃 호박꽃/정종배 누가 언제 어디에 뿌렸는지 그 결실은 엄청나게 다르다 거칠고 메마른 마음을 질 좋은 땅으로 가꾸며 꽉막힌 물꼬가 터지는 사랑을 실천하면 꽃 피고 열매 맺어 가을은 둥글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09.29
보나마나 보나마나/정종배 추석 연휴 마지막날 단풍철은 멀었는데 단풍잎도 한참 지난 할매 셋이 꽃단장에 배낭 메고 소요산행 전동차 맨 앞 칸 10-4 진행방향 오른쪽 좌석을 차지하고 앉았다 핸드폰을 열고서 손주들이 묶어준 옛 사진을 보여주며 참 곱기도 고왔다 빨간색 썬그라스 쓴 채로 성근 .. 정종배 시 2018.09.28
업 업/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망우리공원 사색의 길 동쪽 끝 구한말 시종장 지내신 묘역 축대 구렁이 한 마리 허물을 벗어놓고 굴 속으로 들어갔다 새마을 운동이 한창 일 때 초가가 기와나 스레이트 지붕으로 흙담장이 시멘트 불럭담으로 바꿨다 아직 논에 제초제는 뿌려대진 않았다 .. 정종배 시 2018.09.25
가을 숲 가을 숲/정종배 망우리공원 사색의 길을 걸었다 누가 더 높으냐 누가 더 힘이 세냐 누가 더 많이 가졌느냐 누가 더 보다 우리 함께 내가 먼저 손길을 내밀어 이웃과 더불어 살아간다 정종배 시 2018.09.25
우체통 우체통/정종배 우체통은 빨갛다 사랑과 이별의 눈물이 뜨겁기 때문이다 한겨울 나기 위한 물관을 닫아거는 단풍이다 핸드폰에 밀려나 뜸하게 우체부가 꺼내가 퉁퉁 불어 몸살이다 아홉 식구 끼니를 이으러 막내 낳고 사흘만에 고구마순 접으러 간 젖몸살로 통퉁 불은 울 엄마다 정종배 시 2018.09.25
곤충호텔 곤충호텔/정종배 가을산 열매를 사람들이 이삭도 남기지 않아서 멧돼지가 내려와 싹 쓸고가 귀뚜라미 소리도 사라지고 물봉선화 꽂향기 스러진 진관동 야생생물 보호구역 느티나무 그늘 밑 곤충호텔 앞 테크 한가위 보름달 달빛 아래 춤바람 중년 남녀 발과 손과 몸뚱이 곤충으.. 정종배 시 2018.09.25
사모바위 사모바위/정종배 올 새해 첫 해돋이 맞으려 대통령은 구기동 승가사 코스로 사모바위 올랐다 진흥왕순수비 비봉에 오르지 않았다 민족의 급한 일은 외세의 간섭 없이 민족끼리 무릎 맞대 해결하길 빌고 빌며 사모한 통일의 꿈 빛 좋은 가을날 삼지연 장군봉 코스로 백두산 천지에서 분단.. 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2018.09.25
사랑을 기다리며 사랑을 기다리며/정종배 먼저 주변 목마른 땅을 다 적시고 빈 곳을 제 스스로 발길 닿는 데로 걸어도 가장 낮은 자세로 흐르며 잘 여문 도토리 떨어지는 소리와 노래하는 가을 물살 그 물살 소리에 쪼그려 앉아 극락교 앞 비둘기 한 마리 도토리 쪼아대듯 그대를 기다리며 탑 사랑.. 정종배 시 2018.09.23
백두산 백두산/정종배 한반도 허리가 잘리고 끊긴지 70년만에 남과 북 정상이 백두산 천지의 드맑아 장엄한 배경을 이웃집 나들이 소소한 웃음으로 얄밉게 고희연을 펼쳤다 휴전선으로 백두대간 국토가 몸이 아파 우리들 자신을 살펴본다 마음이 골병든지 몰랐다 늘 남의 티끌과 허물만 찾았고 .. 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2018.09.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