똥강아지 똥강아지/정종배 ㅡ첫돌맞은 도윤에게 강강 강아지는 똥똥 똥강아지 달달 달님에는 달달 달항아리 울울 울타리는 울울 울타리콩 청청 청포도는 청청 청포도알 해해 햇님에는 해해 해바라기 내내 내강아지 똥똥 똥강아지 정종배 시 2018.09.02
노루오줌꽃 노루오줌꽃/정종배 노루오줌 향기로 유혹한다 벌나비 곤충들 빠져든다 사람들은 오줌을 흘린다 멀찍이 떨어져 앉는다 인생은 환승하려 혹하다 피고 지는 꽃이다 지하철 1호선 종로3가역 환승통로 지린내가 배어있다 IMF 노숙자 오줌꽃이 뿌리내렸다 환승객들 숨을 멈춰 잰걸음이다 정종배 시 2018.09.02
누리장나무 누리장나무/정종배 향로봉 골짜기를 꽉 채운 누린내 왠 산짐승인가 오늘밤은 잡겠다 조심스레 다가가도 꼬리도 볼 수 없다 꽃향기도 어느 꽃이나 눈에 확 들어오진 않는다 꽃이 모여 피어 있어 품에 안아 볼 수 있다 사랑의 열매를 맺으려 꼬시는 법들도 야릇하다 벌나비 날아들지 않지.. 정종배 시 2018.09.02
망우리공원 ㅡ 간토대진재 한국내셔널트러스트 망우리공원 러닝맨 9월 1일 높은 기온 맑은 하늘 시원한 바람과 푸른 그늘 자유 자재 흰구름 박인환 최학송 박찬익 조봉암 방정환 문일평 오세창 한용운 유상규 김상용 이중섭 이인성 권진규 김말봉 강소천 함세덕 장덕수 차중락 지석영 이영민 오긍선 안창호.. 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2018.09.01
상사화 ㅡ 간토대진재 95주기 상사화/정종배 사랑 참 그러네 이승에서 얼굴 맞대 마음 주고 받지 못하고 꽃이 지고 잎이 피어 그리워 그리워 참 그리워 땅을 뚫고 꽃대가 솟기 전엔 누구도 꽃밭이라 생각도 못하고 올 여름도 별 수 없이 떠날 수밖에 없구나 지나친다 도토리 산밤 가을 열매 줍는 사람들의 쓰나미 손길.. 망우리공원(인문학)/망우인문학 2018.09.01
실밥을 뽑으며 실밥을 뽑으며/정종배 밥심으로 살아왔다 새 길은 늘 밥을 먹기 위한 강행군이었다 지름길은 엄두가 나지 않고 남은 길도 마찬가지 아닐까 팍팍하다 실밥으로 발등이 배부르다 좌우 균형이 맞지 않아 걷는 길이 불편했지만 지나온 나날과 세상이 기울어져 그런대로 견딜만 하였.. 정종배 시 2018.08.31
공제선 공제선/정종배 아침 저녁 하루에 두번은 가장 낮은 자세로 넘고 넘는 햇님이 공제선의 통과세인 노을로 하루의 희망과 노고를 응원하고 위로한다 오늘 하루 가장 낮은 몸맘으로 사람과 사람의 공제선인 가슴과 가슴에 노을로 스며들어 순간을 황홀한 무대로 물들이는 지금여기 사랑으로.. 정종배 시 2018.08.31
국행수륙재 국행수륙재/정종배 올 여름 기록이란 기록을 다 갈아치운 최악의 폭염에도 죽지 않고 끝내 버틴 바위틈새 제비꽃 두 녀석을 먼저보낸 일곱형제 대견해 산책길 뿌리는 살아 있어 달라고 삼배를 올렸다 진관사 국행수륙재 입재날 선남선녀 청정하게 대접하여 성불 길을 열기 위해 일주문 .. 정종배 시 2018.08.30
우주ㅡ장미경선생님 정년에 부쳐 우주/정종배 ㅡ장미경선생님 정년에 부쳐 떠나라 뒤돌아 보지도 흔들리지도 말고 곧장 바람에 손을 놓아 비상하는 포공영 홀씨들 뵙고 가는 첫 햇살 향기로 거침없이 가거라 네가 떠난 그 자리 별똥별이 휘돌아 앉는다 언제 어디서나 지금여기 꽃자리다 장미경(1956년 대전생) 78년 임용 80.. 정종배 시 2018.08.29
가래 가래/정종배 어제 저녁 산책길에 생애 처음 아홉개 가래를 주워 왔다 선물할 마음으로 닦고 닦아 물기를 제거하고 크기와 모양을 맞춰가며 짝을 지어 식탁 위에 말려 놓고 잠자리에 들었다 짝이 없는 녀석이 안됐다 곰곰이 궁싯거리다 일어나 서로서로 등지게 놓으니 마음이 동그랗게 놓.. 정종배 시 2018.08.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