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사 기도 감사 기도/정종배 내 자신이 다른 이와 다르다는 사실을 망우리공원 길가의 꽃들이 서로 같지 않지만 향기롭고 아름답다 사람들이 봄나들이 탄성에 몸을 낮춰 꽃을 피워 감사 기도 드리며 철따라 피고지는 꽃들에게 배웠다 피와 눈물 혁명의 4월이면 산에 들에 피어나는 꽃 한 송.. 정종배 시 2019.03.30
온전히 온전히 /정종배 ㅡ사순 제4주일 망우리공원 사색의 길 만해 한용운 유택 앞에 머리숙여 다짐 뒤엔 제멋대로 걷지 말고 온전히 걸어라 꽃이 핀다 고집만 피지 말고 귀 기울여라 새가 운다 거침없이 봄이 온다 목 뻣뻣이 세우며 고약하게 굴지 말고 길섶의 풀꽃들이 부르면 네하고 .. 정종배 시 2019.03.29
우주 우주/정종배 우주가 사라지기 전에는 철따라 꽃들이 피고 지며 노고지리 울어대면 얼음 녹아 계곡물 목소리 높아져 봇물이 넘쳐나 물총새 먹이 사냥 휴게소인 시냇가 미루나무 가지가 팽팽하다 들판에 아지랑이 춤추면 개구리 울음소리 들려온다 왔는지 가는지 눈으로 보이지 않.. 정종배 시 2019.03.27
당신은 당신은/정종배 ㅡ사순시기 당신은 변함없는 수평선 파도가 쉼 없이 뭍을 향해 내달리며 빚어내 하늘과 맞닿은 거칠 것 하나 없는 난바다 조각배 하나로 미끄러져 항구에 닿아도 내 품에 출렁이는 고요한 선 하나 당신은 가없는 지평선 수풀이 계절을 피었다 지워도 씨앗을 거둬들.. 정종배 시 2019.03.27
봄날이길 봄날이길/정종배 ㅡ사순 제3주일 봄이 오면 철부지로 가던 길 멈추고 쪼그려 앉아 두 눈으로 살펴 본 풀꽃들 잊을 수 없고 그 향기 마음에서 떠나지 않는다 계절은 한 치도 어긋나지 않아서 그늘에도 꽃이 핀다 마음이 가난한 이에게 한 걸음 다가가 눈 인사라도 주고 받아 걸음 걸.. 정종배 시 2019.03.27
모과 모과/정종배 ㅡ사순 제4주일 오후 4시 땡 퇴근길 신이문역 담벼락을 지키는 모과 나무 우듬지에 지난 해 가을빛이 썩어가고 향기는 바랜지 오래다 물까치 떼 모과 열매 거들떠 보지 않고 사랑 노래 부르며 새봄 맞은 가지를 쪼아대 꽃눈 잎눈 틔운다 일반고 전성시대 아주 드문 특.. 정종배 시 2019.03.25
백세시대 백세시대/정종배 ㅡ고종명 요즘 부쩍 카톡에 진동하는 60세 이하 부음엔 요절이고 100세 천수를 누린 분도 쉽게 접한다 국민소득 3만 달러 가족간의 불란을 잠재우는 효자원이라 일컫는 요양원 침대 위에 누워 천장만 벗삼아 몇 년을 보내신다 꽃이 피어 봄이다 인구수 절대 감소 .. 정종배 시 2019.03.25
구업 구업/정종배 ㅡ3포세대 고교 졸업 후 30년만에 얼굴 맞대 저녁 먹고 술 한 잔 나누며 베풀고 살아라 담임 말씀 인이 박혀 가난하지만 그렇게 살려 힘 쓴다며 장가를 안갔는지 못갔는지 나이 50 총각놈이 계산한다 어떻게 구업을 씻을까 정종배 시 2019.03.25
지름길 지름길/정종배 ㅡ사순 제3주일 출근길 은평뉴타운 폭포동 은평노인종합복지관 버스정류장 버스가 달려 온다 희망을 놓지 말길 잰걸음 지름길이 보인다 사람들이 다니면 길이 난다 희망이 있다 없다 따지거나 머뭇거리지 않고 내달리면 꽃담이 헐리고 꽃길이 열릴까 삶에도 사랑.. 정종배 시 2019.03.25
양지꽃 양지꽃/정종배 ㅡ사순 제3주일 북한산둘레길 제10구간 내시묘역길 경천군慶川君 송금비松禁碑와 멧돼지 포획틀 사이 소나무 숲 속에 양지꽃 몇 송이 햇살이 비집고 들어서 어느새 지워지는 양지에 야무지게 꽃잎을 펼쳤다 두려워하지 마라 햇볕은 너와 함께 머문다 너는 너다 사.. 정종배 시 2019.03.25