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월 세월/정종배 새해 첫 날 해맞이 망우리공원 만해 한용운 유택 위 소나무 한 그루와 개나리를 배경으로 또랑시인 눈에 들어 폰카를 들이대고 찍어대 지인들께 날렸다 어디나며 칭찬이 쏟아졌다 벌써 5년째 올해도 찾아들어 예년과 같은 폼으로 찍으려는데 영 그림이 나오지 않았다.. 정종배 시 2019.01.01
북한산 비봉능선 북한산 비봉능선/정종배 북한산 비봉능선 삼국통일 진흥왕순수비 국보 3호 금석착자 추사가 판독했다 비바람 눈보라에 마모되어 박물관에 들어가고 모형비만 하루에 두 번 노을을 받아낸다 승가사 마애불 위 사모바위 김신조 일당 박정희 목 따러 와 마지막 비박 장소 아직도 통.. 정종배 시 2018.12.30
쌍권총 쌍권총/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사색의 길을 걸으며 알 두 쪽 차고 서울에 올라 와 얽히고 설킨 가까운 사람을 내가 먼저 Forgive 용서하고 Forget 잊어버리는 쌍권총을 꿰차고 누볐다면 부끄러운 나날이 줄었을까 억수로 돈 벌어 양 주머니에 두둑하게 쩐을 넣고 신세진 분들을 폼나게 .. 정종배 시 2018.12.30
퇴임식 퇴임식/정종배 퇴임식 기념식장 부부의 사진이 동기들 단톡에 올랐다 은퇴한 유명한 운동 선수와 무용가 발 사진이 겹쳤다 퇴임식 단상에 올라 서 있는 지아비 지어미 그림자 간뎅이 붓고 쓸게 빠지고 밥통이며 두 눈 멀고 두 귀 먹고 코 막히고 뻔뻔한 낯두꺼비 욕은 몇 동이 매.. 정종배 시 2018.12.27
어머니 힘 마리아 죽음의 하청노동자 김용균 장례식이 9일 토요일로 결정됐다 김군의 어머니 김미진 모든 하청과 비규정직 노동자 어머니로서 참척의 애끊는 피눈물로 의연하게 이겨낸 어머니의 힘 존경합니다 아침기도 드리며 반걸음이라도 좋은 맺음 오길 깊이 합장하였습니다 지난해 세밑의 .. 정종배 시 2018.12.27
불갑산 불갑산/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서해 최학송 유택에서 돈 실러 가세 돈 실러 가세 영광 법성 돈 실러 가세 여기를 왔다가 그저 갈손가 동해나 방실 놓고만 가세 한양 사대부 집안 아기를 어르는 말로 우리 애기 잘도 크면 북으로 안악군수 할래 남으로 영광군수 할래 조선 팔도에서 .. 정종배 시 2018.12.27
달항아리 달항아리/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아사카와 다쿠미 묘지에서 아무리 내공이 쌓이고 도가 튼 노련한 도공도 단번에 빚어내지 못한다 위쪽은 주둥이로 터지고 아래쪽은 꽉 막힌 밑바닥 반과 반을 한 중간에 합하여야 비로소 하나로 태어난다 좌와 우가 딱들어 맞지 않고 넉넉하고 헐.. 정종배 시 2018.12.26
성탄절 유기견 성탄절 유기견/정종배 강력한 빛이신 아기 예수 구유에 태어나신 성탄절 날이 풀린 늦은 오후 진관동 한옥마을 느티나무 그늘 아래 평상에는 치맥이 한창이다 몸이 성치 않는 개 한 마리가 통닭 냄새 주위를 떠나지 못하고 간절하게 절뚝이며 배회한다 이른 봄부터 유기견 삼형제.. 정종배 시 2018.12.25
성탄절 성탄절/정종배 ㅡ망우리공원 우리가 손 내밀어 맞잡으면 우주는 그만큼 따뜻하다 너와 나 향기로운 꽃이 핀다 사랑으로 보살펴 신비로운 우주의 중심이다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2.22