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 나무 겨울 나무/정종배 ㅡ망우리공원 나무는 나무는 한겨울 나무는 찬 바람 눈보라에 묵묵히 버티는 벌거벗은 겨울 나무는 오롯이 오는 봄 꽃눈 잎눈 틔울 생각에 말할 틈도 없이 끊임없이 꿈을 꾼다 한겨울 숲길을 걸어보라 누구 하나 말을 거는지 필요한 말만 하자 나뿐 아니라 다른 .. 정종배 시 2018.12.12
양수리 양수리/정종배 헤아릴 수 없는 골짜기와 마을과 사람들 이야기를 듬뿍 담아 여기에 뜨겁게 손 맞잡은 북한강 남한강 두 강물 바람과 물살에 말없이 출렁거려 햇살과 노을에 아름답게 반짝이고 더욱 깊고 푸른 별빛을 싣고서 흐른다 느티나무 그늘 아래 앉아서 강물소리 귀 기울여.. 정종배 시 2018.12.12
고추잠자리 고추잠자리/정종배 ㅡ괘릉 원성왕릉 고추잠자리 한 마리가 쌍화점 회회아비 빼닮은 무인석 어깨 위에 사뿐히 앉았다 석주 위에 내려앉길 몇 번이나 오가며 가을 볕을 옮기며 춤을 춘다 마치 사랑 없이는 한 순간도 살 수 없고 서역아비 처용의 처용무가 한 톨도 의심 없는 이 우주.. 정종배 시 2018.12.09
겨울 벽제 화장터에서 겨울 벽제 화장터에서/정종배 정부가 국민 소득 3만 달러 넘는다고 발표하는 올겨울 들어 가장 추운 날 너무나 가벼워서 무거운 발걸음으로 네 관을 운구하며 면장갑 준비를 못했어도 번갈아 손을 호호 불 수 없는 오늘 오후 겨울 볕도 IMF 사태 이후 20여년 노숙자로 떠돌며 잘 살.. 정종배 시 2018.12.09
겨울산 겨울산/정종배 겨울산 숲길을 걷는다 골짜기는 낙엽으로 메워지고 능선은 환하다 푸른 숲이 단풍으로 붉은 숲이 벌거벗은 숲으로 환승할수록 화려했던 숲길이 충만하다 겨울 숲은 춥지만 움츠려들지 않는다 숲길을 걷는다 서로의 숲길을 걷는다 각자의 숲길을 마련하여 다른 이.. 정종배 시 2018.12.09
대설大說 대설大說/정종배 ㅡ강종석 체감온도 급강하로 가장 추운 날도 하나도 춥지 않았다 7017서울역고가공원 벌거벗은 나무들 감싸맨 보온성 천보다 더 새하얀 어릴적 말 못하게 부잡하던 막내가 소가지 들었는지 아무도 모르는 불알친구 끊임없는 길고 너른 대설의 옛 추억이 온몸을 .. 정종배 시 2018.12.09
최강 한파 최강 한파/정종배 올들어 체감온도 가장 낮은 날 서울역 광장 시계탑 앞에 모여 왈우 강우규의사 동상 7017서울역고가공원 세브란스병원 숭례문 남대문시장 부원면옥 신세계백화점 회현동 은행나무 대연각호텔 명동역 동창회 함께 한 친구들은 반세기를 변함없이 뜨겁게 살았다.. 정종배 시 2018.12.08
물봉 물봉/정종배 생일과 결혼기념일 한 번 챙기지 않고도 출근길 아침밥 꼬박꼬박 차려내며 35년 함께 한 사모님 이제는 환갑이라 그림 작업 몰두하고 피곤하면 잠자리에 귀여운 탱크가 지나간다 평소 물봉 하나 얻어 지 맘대로 잘 산다고 흰소리로 때우는 또랑시인 미안하여 아직도 .. 정종배 시 2018.12.07
단체 사진 단체 사진/정종배 여의나루 선착장 출발하여 삼개나루 서강대교 밤섬 당인리발전소 절두산성당 양화대교 선유도 국회의사당 돌아오는 한강 유람선 학다리중앙교43회 재경동창회 단체사진 속에는 저는 없어요 그래도 좋아요 사진 속 친구들 주인공으로 환하게 웃고 있어 좋아요 .. 정종배 시 2018.12.03
억새꽃 억새꽃/정종배 ㅡ망우리공원 피지 않는 꽃을 걱정할 것 없고 저버린 꽃을 슬퍼할 것도 없다 눈 앞에 피어있는 꽃을 사랑하라 꽃잎 펼칠 때만 꽃인가 말과 행동으로 생명을 다 하여 네 옆 제일 가까운 마음이 가난한 사람을 사랑하라 달항아리 내 사랑아 정종배 시 2018.12.02